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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냉

블랑시 .

열심히 생산성을 발휘해야할 시기에 멍하니 앉아있고 그런 스스로를 한심해하고 있다. 하지만 등기 소포를 받으면 곧바로 외출할 것이고, 일을 할 것이고, 좋은 방식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같다. 그런 희망을 가지고 지금 글을 쓰고 있다

솔직히 지난 며칠간 딱히 특기할 만한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다. 어제 나는 옆에 있는 대학교로 가서 친구와 커피를 마셨다. 도서관에 가서 우리 학교에는 없는 유씨 파리카의 책을 빌렸다. 그리고 노천 카페에 앉아서 친구와 함께 계속 같이 떠들었다. 노닥거리고 난 뒤에는 을밀대에서 평양냉면을 먹었다. 처음 먹어보는 평양냉면은 고소하고 깔끔한 뒷맛이 있었다. 다만 편육은 퍽퍽했고 양도 적었는데 나는 그것이 불만이었지만 친구에게 말하지 않았다.


요즘 생각하건대 뚜렷한 목적이나 방향성이 없는 공부는 멍청한 공회전만 일으키는 것 같다. 공부 자체에도 도움이 안되고 갈 수록 재미도 없고. 가령 나는 조금이라도 똑똑해지고 세상을 좀 더 이해하기 위해 공부한다고. 목적을 잡았는데. 정말이지 바보같은 짓이었다. 그렇게 해서 많은 결과물이 나온 것도 아니었고 컨디션에도 안좋았다. 뭔가 만들어내기.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 없이는 내가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걸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구체적인 플랜에 의존하여 힘을 빼고 배우기.



좀 더 생생하고 구체적인 감각같은 것을 느끼고 싶다. 삶과 연결되어있고 내가 어떠한 거대한 흐름의 일부라고 느끼고 싶다. 물론 그러면서도 전체를 조망하고 싶다. 관전자와 행위자의 쾌락을 동시에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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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 1  (0) 2018.07.04
탄산수  (0) 2018.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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