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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들

media archaeology as a symptom 메모

블랑시 .

Elsaesser (한글로 어떻게 표기할지 모르겠다. 엘셰세르? 엘세세어?)의 미디어 고고학에 관한 소론을 읽고 지금까지 나 자신의 문제 의식과 맞닿아있는 점이 있어서 몇가지 적어보고자 글쓰기 페이지로 들어왔다. 막상 들어와서 깨달은 것인데, 두개는 천지차이로 다른 것이다. (그래서 쓸 이유가 없어졌다.) 가령 Elseaesser의 문제의식은 노회한 시네필의 근심과도 같다. 그는 미디어 고고학의 다양한 과거'들'의 발굴 작업을 환영하면서도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자본가-수집가적 강박에 우려를 표한다. 반면 나는 영화의 죽음이나 디지털의 강림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다. 나의 관심은 매우 소박하고 이기적이며 소시민적 웰빙에 주안점이 맞춰져있다.






Elsaesser는 미디어 고고학의 비선형성에 대한 주목이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선형적인 하나의 역사가 오히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분해되고 소화되어 여러가지 조각들로 분리되는 현실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미고의 그런 국지적이고 산발적인 접근 방식은(게릴라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파편화된 현실의 반영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는 미디어 고고학을 해독제라기보다 '징후'라고 표현하기에 이르른다.

Elsaesser의 지적에는 일리가 있다. 미디어 고고학이 발굴해내는 과거들은 파리카의 저작들에 열거되어있듯이 예술 작품으로 페티쉬화되거나 시장경제에 포획될 위험성이 분명히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를 카운터하기보다는 체제에 새로운 활력을 보충해주는, 대마불사의 해독제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단 이야기이다. 실제로 이미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아카이브는 새로움을 변주해내지 못한다. 그것들에 자리한 과거의 유산들은 혁명적 기운을 얌전하게 소거된채 상품으로 유통된다. 물론 그 자체에 문제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따로 또 생각해 볼 문제이지만 여기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앎이나 담론의 장을 바꿀 수 있는 유의미한 힘이 미디어 고고학에 있는지 의문을 던져봐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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